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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매드랜드>-열심히 살아온 나의 미래는?

by 두렙돈 2025. 6. 19.

넓게 펼쳐진 석양빛 평원 위에 주인공 펀이 작은 등잔을 의지해 걸어가고 있다.

 

 

《노매드랜드(Nomadland)》는 2020년 공개된 드라마 영화로, 중국계 미국인 감독 클로이 자오(Chloé Zhao)가 연출하고, 배우 프랜시스 맥도먼드(Frances McDormand)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이 영화는 동명의 논픽션 책 『Nomadland: Surviving America in the Twenty-First Century』를 원작으로 하며, 21세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집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깊이 있게 그려냅니다. 2021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감독상·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고, 실제 유랑민들이 배우로 등장해 다큐멘터리 같은 리얼리티와 감동을 동시에 전해줍니다.

1. 단기 일자리를 전전하며 떠도는 노매드들 – 줄거리 요약

주인공 펀(Fern)은 네바다주의 소도시 엠파이어에 살던 여성입니다. 한때 석고 공장으로 번성했지만 기업의 구조조정으로 도시 자체가 사라지고, 남편도 세상을 떠납니다. 일자리와 집을 모두 잃은 펀은 캠핑 밴을 집 삼아 미국 서부를 떠도는 삶을 선택합니다. 계절에 따라 아마존 물류센터, 사탕무 수확, 캠핑장 청소 등 단기 일자리를 전전하며 다양한 노매드들과 만나고, 죽음과 이별, 인간적인 연대를 겪으며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됩니다.

2. 불안을 통제하는 펀(Fern) – 주인공 소개

펀은 고통을 겪었지만 삶을 남 탓하지 않고, 조용히 감내하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나는 홈리스가 아니라 하우스리스(houseless) 일뿐이에요.”라는 대사처럼, 삶의 기준은 사회가 아닌 자신이 정의합니다. 안정보다 ‘자기 선택의 자유’를 더 중시하며, 유랑 생활이 단순한 생존이 아닌 자발적인 삶의 방식임을 보여줍니다.

정착과 안정된 삶의 기회가 있었음에도, 도시의 얽힘과 의무적 연결을 피하고 자신의 시간과 존엄을 선택합니다. 펀은 정서적으로 독립적이며, 단순함과 불안을 받아들이는 내면적 힘을 가진 인물입니다.

3. 오늘날 노매드가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

노매드가 된 이유는 단순합니다. “집세를 감당할 수 없어서.” 은퇴한 뒤 연금이 500~700달러, 그러나 월세는 800~1,200달러 이상. 결국 집을 유지할 수 없어 차량에서 살아야 하는 현실이 펼쳐집니다.

렌트비는 계속 오르지만 연금과 임금은 정체되고, 고정 지출이 생존을 위협합니다. 펀, 린다 메이, 스웽키 등은 사회보장제도에서 소외된 노년층입니다. 차량 생활은 숨통을 트이게 하지만, 그것조차 철저한 절제와 생존 기술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이들은 단지 ‘절약’이 아닌 ‘존재를 지키기 위한 전략’으로 유랑을 선택합니다.

4. 노매드가 되지 않으려면, 인생을 어떻게 설계해야 할까?

《노매드랜드》는 자본주의 구조 안에서 설계되지 못한 삶이 얼마나 쉽게 무너지는지를 보여줍니다. 중요한 건 ‘수입의 지속성’과 ‘지출의 통제력’입니다.

① 수입 구조: ‘고정 + 유연’의 이중화
정규직 하나에만 의존하지 않고, 사이드 루트(글쓰기, 배달, 재택 아르바이트, 배당 투자 등)를 확보합니다.

② 지출 구조: ‘필수 vs 욕망’ 구분
고정비 지출(월세, 구독료, 보험 등)은 최소화하고, 생활 수준을 ‘현재 소득보다 2단계 낮게’ 유지합니다.

③ 주거 = 투자 아닌 안정 기반
집을 자산이 아닌 생활 기반으로 접근합니다. 월 대출 상환액은 소득의 25~30% 이내로 제한합니다.

④ 은퇴 준비는 지금부터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으로 매달 수익이 들어오는 구조를 일찍부터 설계합니다.

⑤ 가족과 공동체는 ‘정서적 자산’
펀처럼 인간관계가 부족할수록 선택지가 줄어듭니다. 함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을 만드는 것도 자산입니다.

5. 《노매드랜드》에서 생각해 볼 만한 문제

① 노년 빈곤 – “평생 일했는데 왜 노년에 생존조차 어려운가?”
은퇴 후에도 일해야 하는 현실. 정규직이었음에도 연금만으로 생활이 불가능합니다. 한국 역시 노인빈곤율 세계 최상위.

② 주거 불안 – “사는 곳이 없으면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나?”
‘하우스리스’는 근본적으로 안전한 거처가 없는 상태입니다. 오늘날 청년, 노인, 한부모 등 다양한 계층이 주거 불안에 노출되고 있습니다.

③ 고용 불안정 – “일해도 안정되지 않는 삶”
영화 속 일자리는 모두 단기/임시/저임금 노동입니다. 지금도 플랫폼 노동과 프리랜서 비중은 증가 중입니다.

④ 사회적 고립 – “누가 고립되고 있으며, 우리는 그걸 어떻게 방치하고 있나?”
펀은 유랑민들과의 느슨한 공동체를 통해 고립을 극복합니다. 현대 사회도 ‘혼자 있는 사람’이 많지만 정서적 연결은 약합니다.

⑤ 삶의 가치 기준 – “성공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여전히 ‘집, 직장, 결혼’이 성공이라는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그 기준에서 벗어난 사람들은 실패자로 여겨지는 현실도 문제입니다.

 

《노매드랜드》에 나오는 유랑자들은 모두 체제에서 밀려났지만, 그 안에서 새로운 방식을 찾은 사람들입니다. 그들의 삶은 불안정하지만, 그 안에서도 존엄과 의미를 지키려는 선택이었습니다.

우리는 이 영화를 통해 “진짜 삶이란 무엇인가”를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